나 늙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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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애나 작성일12-08-04 21:54 조회770회 댓글0건본문

봄엔. 나 오렌지빛 등산복 입고
나 목에 옅은 노란빛 비단 스카프 매고
이른 아침 남산을 오를 거야
진달래꽃 나를 함빡 반기겠지.
여름엔. 비.바람 몰아쳐도 대청마루에 앉아서
얼음에 띄운 시원한 수박을 먹으면서
옛 추억의 그 사진을 펼쳐보고는
그날의 향수에 이런 얘기 저런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겠지.
가을엔. 희끗희끗한 머리 곱게 빗고
보온병에 따스한 녹차를 담아 들고
석남사 뒤뜰 오솔길로
낙엽 밟으러 가야지
그날 그 계곡물로 다시 가야지
그날 그 벤치에 다시 앉아 사진 한 장 찍을까?
겨울엔. 백화점에 가서
당신에게 선물할 주황색 스웨터를 사고
태화강 변 십 리 대밭을 다시 걸어볼까
강변에 눈이 펑펑 내렸으면 참 좋겠다.
그리고 헌책방에 가는 거야
헌책을 몇 권 사 들고 서재로 가는 거야
난 글을 한참 읽다가
푹 빠져 잠이 들겠지.
나 늙으면
그렇게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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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애나 (성 해준)
문경 성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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