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리본이 말해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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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칼 작성일10-07-21 11:15 조회202회 댓글0건본문
산행길에 나붙은 리본이 말해주는 것들,
길 안내 외 산꾼으로서의 자부심 표현 의미도
등산을 하다 보면 산행코스 좌우의 나뭇가지에서 형형색색의 리본이 나부끼고 있는 것을 어김없이 보게 된다.
모두 이 길이 산행로임을 알리는 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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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리본은 그것을 내걸은 단체나 사람들의 자기 홍보, 산행 이유 등을 알리는 수단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이들 리본에 대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필자는 본격적으로 이 리본에 관해 연구하기로 하고 근래에 전국에 있는 산을 오르면서 리본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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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전국 8개 도에서 12개의 명산을 선정해 그 산의 대표적 등산로에 내걸린 리본을 수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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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총 891장의 리본을 수집해서 이들 리본의 색상, 소재, 게시자 그리고 리본에 적힌 글 등을 분석했다.
- ▲ 산길에서 보이는 리본들. 노란색이 압도적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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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의 색깔은 노란색이 절반 정도 차지
수거한 총 891장의 리본을 색깔별로 분석해 보니 노란색이 전체의 약 45.5%로 제일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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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빨강색(20. 7%)이고 이어서 흰색(9.7%), 주황색(9.3%)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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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색도 13.4%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리본의 색깔에 노란색이 많은 이유는 노란색이 갖는 독특한 기능에 연유한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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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전문가에 의하면 노란색이 사시사철 가장 눈에 잘 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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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색채학(色彩學)에서 노란색은 명시(明示)·주의(注意)를 나타낸다고 한다.
따라서 리본이 갖는 첫 번째 기능이 길 안내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리본에 노란색이 많은 것은 심리적으로 매우 타당하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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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의 소재는 헝겊이 대부분
리본의 소재를 보면 헝겊이 대부분이어서 전체의 약 65.4%를 차지하고 다음은 비닐(29.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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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리본도 간혹 눈에 띈다(4.1%).
이와 같이 대부분의 리본이 헝겊으로 만들어진 이유는 헝겊이 부드러워서 내걸기 쉬워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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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중요한 것은 몇 년 지나면 부패하기 때문에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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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배려하는 리본 게시자의 센스 있는 생각이 헝겊 리본이 많은 이유일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리본의 게시자는 경기도 산행객이 제일 많아
이번에 수거한 총 891장의 리본 중 게시자의 출신을 밝힌 것은 546장으로 전체의 62.3%이다.
이들 546장의 리본을 출신지별로 분석해본 결과 <표3>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기도가 64장으로 제일 많고 다음이 경남(62장), 대구(51장), 부산(50장)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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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적은 지역은 울산(13장)과 전북(17장)이다.
한편 산을 중심으로 리본 게시자의 출신지를 보면 경기도 산행객이 전국 12개 명산 중에서 11개 산에 리본을 달아 가장 널리 리본을 게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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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10개의 산인 경남, 9개 산인 서울과 대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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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가장 적은 것은 울산과 전북으로서 5개 산에 리본을 게시하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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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경기도에는 1100만 명이라고 하는 거대 인구가 살고 있는 데다 이들이 중남부지방으로 접근하는 것이 서울 산행객보다 용이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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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울산은 적은 인구와 지역적으로 치우친 입지에 기인한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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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글에 나타난 산행의 첫 번째 이유는 ‘산행 그 자체에 의미’
총 891장의 리본 중 산행 이유 내지 동기를 엿볼 수 있는 문구가 적힌 리본은 173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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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의 글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본 결과 전체의 약 절반이 산행의 의미를 산행 자체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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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산행객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산에 가는 이유를 저 천공 높이 솟아 있는 산을 제 힘으로 오르내리는 것에 가장 큰 보람과 긍지를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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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유는 앞의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산을 수집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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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땅의 산꾼 중 다수는 ‘몇 산을 넘었느냐’ ‘몇 봉우리를 넘었느냐’ 하는 데에 산꾼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산에 가는 그 다음 이유는 ‘자연으로의 회귀’ 이며 이어서 ‘어떤 일에 대한 기념’ ‘건강 증진’ ‘기원과 마음의 다짐’ ‘산을 닮고자 함’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 순례’ ‘단합’ ‘홍보’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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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산행 동기를 나타내는 리본 글의 예를 보면 ‘영산기맥 종주·백두대간 완주·9정맥 완주·한강기맥 완주’(산행 그 자체에 의미·방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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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峰을 향하여 탐방 중’(산을 수집·여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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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품속으로’(자연 회귀·수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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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갑기념 백두대간 종주’(기념·봉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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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 200개 산 등정’(건강·수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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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날에 건강과 행복을… 天地神이시여!’(기원·깃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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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산행도 열심히 산처럼 밝은 이’(산을 닮음·수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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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市 市界 답사’(순례·원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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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모스엠시트 단합산행’(단합·가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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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목포 하당 보석 찜질방 사우나’(홍보·승달산)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우리의 관심을 끌 만한 재미있는 문구로는 ‘오르고 있어도 또 오고픈 산행 길 오르고 또 오르메 또 산이로다’(가리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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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갈 곳은 많고 갈 길은 멀고 쉼 없이 가보자’(수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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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산대학 필수과목: 500고지 이상 산을 1000개 넘어야 졸업’(여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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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가는 구름처럼 청산에 살으리랏다’(수도산), ‘산은 나의 스승이요 주치의다’(여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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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좀 빠지게 해 주세요’(고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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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의 명산 미래의 땅 살기 좋은 괴산’(깃대봉) 등이 있다.
리본 게시와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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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리본을 수거하면서 보니 소재가 비닐과 플라스틱인 리본이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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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썩지 않는 비닐과 플라스틱 리본은 나무를 괴롭히고 토양을 오염시킨다.
리본을 다는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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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사나 굵은 플라스틱 끈으로 나무에 칭칭 감아 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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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뭇가지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토양 역시 오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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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승달산의 어떤 나뭇가지는 철사 줄 때문에 죽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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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 철사를 푸느라 산행시간이 매우 지체됐다.
그리고 리본 수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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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곳에는 매우 많은 리본이 걸려 있어서 마치 무당들이 제를 지내는 곳 같다.
이제 리본을 내거는 사람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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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의 소재는 2∼3년이면 자연적으로 부패해 없어져 버릴 헝겊 등과 같은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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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을 나무에 다는 방식도 나뭇가지가 성장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헐겁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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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 곳에 지나치게 많은 수의 리본이 걸리지 않도록 리본에 대한 욕심을 줄여야 한다.
리본 제작업자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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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돈만 벌면 된다고 하는 상업적 탐욕으로 주문자가 해달라는 대로 제작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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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자를 설득해 환경에 위해가 없는 리본을 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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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을 내거는 산행객과 리본 제작업자의 바른 양식이 요구된다.
등산로에 리본 게시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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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본이 길 안내 표지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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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객이 쓴 글을 보면 리본 덕분에 길을 찾았다는 얘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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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때 리본이 없었다면 조난당했을 것이다.
문제는 환경과 미(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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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리본이 기능면에서 필요하더라도 환경에 해를 주는 것이라면 다시 생각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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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위해를 주지 않고 리본을 내걸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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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을 생각지 못한다면 진정한 산악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적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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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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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철학자의 말대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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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아름다운 산에 보기 흉한 천 조각이 나풀거리면 그야말로 산행 기분을 잡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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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보아서 가히 나쁘지 않는 방식으로 리본을 제작하고 내걸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산행로에 리본을 내걸되 기능과 환경 그리고 미(美) 이 3박자가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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