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아름다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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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칼 작성일09-03-25 18:54 조회749회 댓글1건본문
봄이 아름다운 것은
봄은 사람들의 마음을 유난히 설레게 하는 계절이다.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어릴 적 동무의 소식이 날아올 것만 같고,
작은 오해로 마음을 닫아 버렸던 친구가 언제 그랬느냐 싶게
안부를 전해올 것만 같다. 그런가 하면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려 못내
애태우던 어느 날 전혀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찾게 된 것 같은
반가움을 만날 것 같기도 하다.
봄은 크고 화려한 것보다 작고 소박해 소중한 계절이다.
그 작은 것으로부터 삼라만상이 생명으로 넘쳐나는 계절,
그러나 그보다 봄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죽은 것 같은 풀과 나무에서
파랗게 새싹이 돋아나는 신비로움일 것이다. 거기다 봄의 꽃은 이파리보다
꽃부터 먼저 피어나기에 나무 전체가 그대로 커다란 꽃다발이 된다.
그런데도 결코 화려하지 않은 아름다움, 아침 같은 신선함,
처음 것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움이 하나 되어 봄을 이루기 때문이다.
햇살 좋은 날 - 도종환
봄 햇살이 참 좋습니다.
진달래꽃이 연분홍 꽃잎을 스스로 열게 하는 투명한 햇살입니다.
백목련 흰 꽃봉오리의 눈을 뜨게 하는 맑은 햇살입니다.
제비꽃이 수줍게 몸을 숨기고 있다가 소리 없이
그쪽으로 고개를 들게 하는 밝은 햇살입니다.
꽃나무에게 좋은 햇살이니 우리 몸에도 좋은 햇살입니다.
민들레꽃에서 금단추 같은 빛이 뿜어져 나오게 하는 햇살이니
그 햇살을 받고 서 있으면 우리 몸이 얼마나 좋아하겠습니까.
저도 상사화 초록 잎처럼 햇살이 비치는 쪽으로
팔을 힘껏 뻗습니다.
우리 몸의 골짜기와 능선과 들판과 산줄기가
다 눈을 뜨고 일어나 햇살을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낮에는 그 밝고 화사한 햇살 속에 앉아 냉이와 쑥을 캤습니다.
점심에 국을 끓여 먹을 만큼만 캤습니다.
손에 묻은 흙을 털 때마다
짙은 냉이 향이 툭툭 발등에 떨어집니다.
냉이를 캐다가 고개를 드니
산수유나무가 저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저도 노랗게 꽃을 피워놓고 서 있는 산수유나무를
웃으며 바라보았습니다.
잠시 그렇게 서로 마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산수유나무에게 지금의 나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싶습니다.
그저 말없이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합니다.
미풍에 한가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산수유의 마음도 평안한 것 같습니다.
알싸하게 번져오는 꽃향기를 온몸에 묻히며
산수유나무와 나란히 앉아 있는 게 좋습니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 不如 好之者, 好之者 不如 樂之者)고 합니다.
봄날 만난 꽃과 나무에 대해 많이 아는 것보다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아니 좋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꽃과 나무와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즐거워야 합니다.
꽃나무만 그렇겠습니까.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에 대해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가 좋아야 합니다.
아니 그와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워야 합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르고서는 일할 수 없습니다. 알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좋아해야 하고 즐겨야 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냉이국 끓여 점심을 먹고 생강나무꽃 몇 송이 따서
노르스름하게 우려낸 꽃차를 마셨습니다.
꽃차 향은 입안 가득하고, 봄 햇살은 뜰에 가득합니다.
다사로운 봄 햇살 아래 앉아 봄산을 바라보는 동안
마음은 고요한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하루가 즐겁습니다.
어느 누구도 봄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여름과 겨울은 서로 좋아함이
엇갈리고, 가을도 쓸쓸하다는 둥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더러 있지만
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사람도 봄과 같은 사람, 만나면 늘 새롭고 그래서 자주 만나고 싶어지는 사람,
마주치기만 해도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 받는 것 주는 것도 없으면서
그냥 고마운 생각이 드는 사람, 그런 봄과 같은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봄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무엇보다 잎보다도 꽃을 먼저 피워내서 자기 가진 것 전부로 아낌없이
기쁨과 사랑을 선물하는 봄처럼 나 또한 내가 가진 것으로 무엇인가
먼저 베푸는 마음의 결단이 필요할 것 같다. 봄은 주는 계절이다.
새롭게 펼치는 계절이다. 아무것도 없는 것 가운데서 창조해 내는 계절이다.
그것은 믿음이다. 희생이다. 사랑이다. 그런 봄의 마음으로 내 삶도
아름다운 이유가 되게 하고 싶다.
댓글목록
봄나물님의 댓글
봄나물 작성일넘 아름다운 봄이예요..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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